저희는 전북에서 일하는 마케팅 회사이고, 개발자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 달, 토스 검색창에서 검색하면 나오는 미니앱 하나를 출시했습니다. 이름은 ‘애니 알림’입니다.
무엇을 만들었나
재밌게 본 애니메이션의 속편은 보통 1~2년 뒤에 나옵니다. 그리고 아무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발표가 뜬 날 커뮤니티에 안 들어갔으면 그대로 놓칩니다.
애니 알림은 그 문제 하나를 해결하는 앱입니다. 작품을 팔로우해두면 속편(신규 시즌·극장판) 발표와 방영 시작 시점에 푸시를 보내고, 앞으로 나올 작품을 월별로 훑는 방영 예정 타임라인을 제공합니다. 토스 안에서 돌아가는 미니앱이라 설치가 필요 없고, 무료이며 광고가 없습니다.
사람이 한 일과 AI가 한 일
기획 정리, 코드 작성, 서버 세팅, 심사 대응 문서까지 AI와 함께 진행했습니다. 저희가 직접 한 일은 세 가지였습니다. 방향을 결정하는 것, 콘솔에서 버튼을 클릭하는 것, 결제 카드를 등록하는 것.
“AI가 다 해줬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매 단계에서 판단할 것이 있었고, 그 판단은 사람 몫이었습니다. 다만 판단과 판단 사이에 있던 ‘기술 작업’이라는 벽이 얇아졌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심사 반려도 두 번 받았습니다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앱 심사에서 두 차례 반려됐습니다. 한 번은 아이콘 규격 위반, 한 번은 토스 브랜딩과 혼동될 수 있다는 지적이었습니다.
그때마다 반려 사유를 AI가 읽고 규격에 맞게 수정안을 만들었고, 저희는 최종안을 고르기만 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외주 디자이너·개발자와 며칠씩 주고받았을 일이 반나절 안에 끝났습니다.
마케팅 회사가 왜 앱을 만들었나
이 앱은 저희의 자사 실험입니다. ‘아이디어에서 출시까지’의 전 과정을 AI로 얼마나 압축할 수 있는지를 실제 제품으로 검증해 보고 싶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확인한 것은 이렇습니다. 아이디어가 명확하고 결정을 빠르게 내릴 수 있다면, 개발자가 없는 조직도 실제로 작동하는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습니다. 이 경험은 소상공인의 작은 도구, 기관의 내부 자동화처럼 “필요한 건 아는데 만들 사람이 없어서” 멈춰 있던 일들에 그대로 적용됩니다.
“개발을 못 해서”라는 벽은 낮아지고 있습니다
아이디어는 있는데 개발을 못 해서 못 한다는 말은, 이제 절반만 사실입니다. 저희는 다음 업데이트도 같은 방식으로 만들고, 그 과정을 계속 기록하겠습니다.